서적
어떻게 살 것인가 11
동철 김
2016. 3. 18. 08:26
그렇다면 이 책임을 누가 져야 할까요.
개인이 나쁜 짓을 해서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가했다면 그 사람이 책임을 져야겠지만, 사회가 누군가에게 고통을 가했다면 그 책임은 과연 누가 져야 하는지에 관한 문제가 남습니다.
윤리에 작위와 부작위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작위는 누군가에게 나쁜 짓을 하는 것을 말하고, 부작위는 해야 하는 데도 불구하고 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둘 다 비도덕적입니다.
누군가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가하는 것 못지않게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도 비도덕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해 길가에 쓰러져 있는데, 그것을 보고도 그냥 지나간다면 부작위에 해당합니다.
당연히 119에 신고하거나 병원으로 데려가거나 경찰에 알려서 사고자의 생명을 구했어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가해서는 안 되는 것은 물론이고 동시에 다른 사람의 고통을 줄여야 하는 책임도 있습니다.
이처럼 개인의 책임 문제는 비교적 단순하지만 집단의 책임, 사회의 책임이 문제가 되면 상황이 더 복잡해집니다.
미국에서 교수에게 성희롱을 당한 여대생이 교수가 아니라 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대학이 교수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우리나라의 군대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일어납니다.
어떤 병사가 군대에서 집단 폭행을 당하고 자살했다면, 그 책임이 폭행을 가한 병사들에게만 있을까요.
병사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국가도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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