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사람
영화 보통사람을 보았다. 87년의 봄 그 시간을 살았던 한 남자의 이야기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올바르게 사는 것인지 내게 묻는 것 같다. 시대와 상황이 요구하는 기준에 맞춰 살아가면서 바름, 정의 및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잠시 접어 두고 권력, 돈 및 욕심을 쫓아 가는 것이 능력일까? 나도 그런 상황이라면 그렇게 사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하면서 불의를 외면하지 않을까? 개인으로서의 인간,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인간, 그 인간이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인간의 가치를 실현하면서 살다가 죽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현재 중소기업에서 아무런 희망도 없이 하루하루를 견디듯 인생의 목표도 없이 그렇다고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살고 있는 내가 그런 뜬구름 잡는 고민을 하는 것이 사치일지도 모른다. 최소한의 삶의 기본 터전만을 지키기려고 온힘을 다해 살고 있는 내게 정의, 가치, 인간은 죽는 날까지 고민해야 할 문제일까 그냥 마음 한켠에 두고 가끔 꺼내보는 그런 사항이라고만 여겨야할까? 내가 가장 행복하고 재미있게 살았던 시기를 되돌아 보면 그냥 넘어갈 사항은 아닌듯 하면서도 그렇다고 다시 무엇인가를 해보기에는 이런저런 두려움과 심적 제약이 느껴진다.
나도 남들이 인정해주는 그런 직업, 일을 하면서 재미와 기쁨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삶을 살고 싶었다. 누군가 밑에서 시키는 일을 하고 의견이 상충될 때마다 힘들어하는 그런 모습으로, 또 옆에서 그것때문에 인간됨의 삶을 포기하면서 그 스트레스를 주변에 전가시키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살고 싶지는 않았다. 직장생활 자체가 자유로운 선택에 기초하지 않기 때문에 절대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의욕적이고 적극적으로 일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 정말 그렇까? 내가 본 대다수의 사람들은 주어진 일, 시키는 일만 하고 조직, 동료 및 스스로를 위해 작은 것이라도 고민하려 하지 않았다. 왜일까? 그래봐야 나만 피곤하고 내게 돌아오는 것은 없으며, 그렇게 하더라도 조직, 동료들은 그것에 대해 아무런 고마움의 표시도 하지 않는다.
진실을 알리기 위해 목숨까지 내놓는 삶은 분명 고귀하고 가치 있는 삶이다. 누구 그에게 그 길을 가라고 하지 않았듯이 인생은 극소와 극대의 사이의 끊임없는 긴장의 반복속에서 중립, 중용을 찾는 것 같다. 더 고민해보자. 실질적이고 실천 가능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해보자. 그리고 내가 똑같은 사람이 아닌 하나의 의미 있는 인간으로서 하루를 한주를 한달을 순간이라도 보람되게 살 수 있을 것인지를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