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

나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 31

동철 김 2016. 4. 1. 15:42

철학에서는 이 물음을 취합해 이렇게 묻습니다.

'왜 도대체 그 무엇인가가 없지 않고 있는가?'

그렇게 생겨났다가 없어질 것이라면 도대체 왜 잠시나마라도 없지 않고 있느냐는 물음이지요.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이 책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지금 '있음'의 상태입니다.

그런데 그 있음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있음인가요?

우리의 있음이 없고서는 세상이 돌아가지 않을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저나 여러분이 있지 않아도 세상은 굴러갑니다.

그러니, 반드시 있어야 할 필연성이 없습니다.

세상은 어떻습니까?

태양도 소멸할 수 있다는데 세상이 반드시 있어야 할 이유가 있나요?

소멸 가능성뿐만 아니라 반드시 있어야 할 당위성도 없지 않나요?

그런데 여러분은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있음'에 대해 의심하지 않습니다.

분명히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므로 상식적으로 그 있음에 대해 재론의 여지없이 공감하고 동의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있음이 없었던 적이 있었고, 또 언젠가는 없어질 날이 올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있음은 잠시뿐입니다.

우리의 있음 앞에도 '없음'이 있고, 우리의 있음 뒤에도 없음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우리의 있음은 없음으로 둘러싸여 있는 가련하고 불쌍한 있음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나의 존재를 필연적 혹은 당위적이라고 주장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있음이라는 것은 당연하고 필연적이라기보다 다른 무엇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왜 도대체 그 무엇인가가 없지 않고 있는가?'라는 이 물음은 철학적인 물음인 동시에 우리의 일상을 깊이 파고드는 물음입니다.

있음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데 이르게 되면서 현대 실존철학자 중 한 사람은 '있음에 대한 생각은 있음에 대한 감사'라고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없어짐에 저항하면서 있음을 영원히 끌고 가려는 본능은 욕망으로까지 나아갑니다.

본능과 욕망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지만 질적으로는 꽤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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