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03

애플의 시리 같은 애플리케이션은 급진전한 인공지능의 저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소위 인공지능 비서라 불린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인공지능 개인비서는 막 시작하는 단계였지만, 현재 음성인식 기술과 인공지능이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머지않아 컴퓨터와의 대화가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사용자의 요구를 접수하고 처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로봇 개인비서의 등장도 가능해질 것이다. 기술전문가들은 이를 앰비언트 컴퓨팅이라고 칭한다. 우리가 쓰는 기기들은 따로 요청하지 않아도 우리 이야기를 들으며 요구을 예측하고 필요한 순간 우리를 도우면서 점차 인간 생태계의 일부로 자리 잡을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받는 집단은 소비자다. 삶의 효율성을 높이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등의 재화를 거의 무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택시를 부르거나 항공편을 검색하고 물건을 구매하며 가격을 지불하고 음악과 영화를 감상하는 모든 일이 이제는 원격으로 가능하다. 소비자가 누리게 될 과학기술의 혜택에 반박의 여지는 없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수많은 앱을 통해 더욱 간편하고 생산적인 생활이 가능해질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문제는 대부분 공급과 관련된 노동과 생산 부분에서 발생한다. 지난 몇 년간 대다수의 선진국 및 중국과 같이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에서는 국내총생산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히 하락했다. 하락분의 절반 이상은 투자재의 상대가격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인데, 이는 혁신의 발전으로 기업이 자본으로 노동을 대체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그 결과 제4차 산업혁명의 수혜자는 이노베이터, 투자자, 주주와 같은 지적, 물적 자본을 제공하는 사람들이다. 이에 따라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 부의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향후 평생 동안 실질소득을 높일 수 없다거나 자녀와 후손이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누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과 함께 절망에 빠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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