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안에서 차밖의 사람을 바라본다. 누군지는 모른다. 그런데 분명히 난 보고 있다. 그리고 그 사람에 대해 느끼고 생각하고 평가한다. 그런데 차밖의 사람은 내가 그를 보는지 그를 보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 알지 못한다.
상대에게 대해 생각하고 말하면서 본인의 입장만 표현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 상대의 반응이 이러할 것이다라고 예상도 하고, 어느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추측도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 예상과 추측이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때 당황하게 되고 때로는 상처를 받게 되기도 한다. 그런데 그 예상과 추측은 본인이 정한 기준이고 상대를 고려하지 않은 기준이다. 물론 그 기준이 보편적 기준이라 하더라도 사람은 그 사람마다의 개성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인간성의 보편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때로는 간과하고 사는 것 같다.
그러므로 일정정도의 예상과 추측은 있을 수 있겠지만, 이는 일부분에 지나지 않고 그에 대한 결정권은 상대에게 있고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수용하는냐는 또 내게 있는 것이다. 그 해석과 수용이 또다시 본인의 기준에 따라서는 안될 것이다. 상대의 생각, 말, 표현, 감정, 그러한 것들의 이면에 있는 상황까지 고려해서 순간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 필요하고, 때로는 시간을 두고 하나씩 꼽쓉어 볼 필요도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이해, 배려, 존중에 기초한 인격적 판단과 성숙이 나를 즐겁게 하고 그러한 나의 모습이 아름다울 수 있기를 바래본다.